주택임대차보호법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비슷해 보이는 세 가지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대항력, 우선변제권, 최우선변제. 이름이 다 '변제'로 끝나서 헷갈리는데, 사실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장치입니다.
주택을 인도받고(실제 이사) 전입신고를 마치면 그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깁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여기서 실무자가 가장 많이 틀리는 게 이 '다음 날'입니다.
같은 날 전입신고를 하고 근저당이 설정되면 근저당이 이깁니다. 근저당은 접수한 그 날 효력이 생기는데 임차인의 대항력은 다음 날 0시부터라서요. 하루 차이로 인수와 소멸이 갈립니다.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면 낙찰자가 임대차를 그대로 떠안습니다. 보증금을 낙찰자가 물어줘야 한다는 뜻이에요. 뒤에 있으면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대항력만으로는 배당을 못 받습니다.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비로소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배당받을 권리가 생겨요(제3조의2).
순위를 정하는 날짜는 대항력 취득일과 확정일자 중 늦은 쪽입니다. 전입은 2020년에 했는데 확정일자를 2023년에 받았다면 순위는 2023년 기준입니다. 그 사이에 설정된 근저당한테 밀려요.
배당요구도 해야 합니다. 배당요구종기일까지 신청하지 않으면 순위가 앞서도 배당에서 빠집니다. 대항력이 있으면 낙찰자가 인수하니 임차인은 손해가 없지만, 입찰자 입장에서는 인수 금액이 되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소액임차인은 선순위 근저당이 있어도 보증금 중 일부를 가장 먼저 받습니다(제8조). 다만 조건이 있어요.
기준 금액은 지역별로 다르고 개정될 때마다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지금 기준이 아니라 그 부동산의 최선순위 담보권 설정 당시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에요. 2015년에 근저당이 잡힌 물건이면 2015년 기준표를 봐야 합니다. 이걸 현재 기준으로 계산하면 배당표가 통째로 틀어집니다.
솔직히 말하면 임차인 정보는 등기부에 안 나옵니다. 등기부로 확인할 수 있는 건 기준선이에요.
임차인의 전입일자·확정일자·배당요구 여부는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보고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부에서 기준선을 긋고, 명세서에서 임차인을 그 선 위아래 어디에 놓을지 결정하는 순서입니다.
대항력은 '살 수 있나', 우선변제권은 '순서대로 받나', 최우선변제는 '먼저 조금 받나'. 세 개를 분리해서 보면 훨씬 쉬워집니다.
등기클라우드는 등기 갑구·을구를 읽어 말소기준권리를 잡고, 그 기준으로 권리분석 리포트를 만듭니다. 선순위 임차인 가능성도 표시하지만 전입일자만 보고 추정하는 것이라, 확정일자와 배당요구 여부는 매각물건명세서에서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관련 가이드: 말소기준권리 찾는 법 · 매각물건명세서 보는 법 · 전세 계약 전 등기부 확인
※ 이 글은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금액 기준과 판례는 개정·변경될 수 있으니 실제 판단은 전문가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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